코스피와 코스닥 우량주 305개를 혼합해 만든 KRX300지수가 10월 ‘폭락장’에서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300은 지난 한 달 동안 12.86% 하락했다. 증시 자체가 크게 타격을 입은 만큼 올 들어 최악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코스피 대표 종목을 편입한 코스피200의 같은 기간 수익률인 -12.14%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코스닥150(-20.34%)의 수익률보다 훨씬 나았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연기금 투자 유인책으로 지난 2월 코스피 237개, 코스닥 68개를 묶어 출시된 KRX300은 출시 초만 해도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컸다. 월별 수익률을 따져도 코스피200·코스닥150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새로운 대표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친 것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가 유일하게 KRX300을 활용하는 기관투자가일 정도로 흥행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달 휘몰아친 유례 없는 급락이 KRX300의 ‘위험분산’ 가능성을 재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국내 대표 업종인 반도체와 바이오 비중이 적은 것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반도체와 바이오는 10월 급락장 속에서 낙폭이 컸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은 반도체 비중이 26.1%, 코스닥150은 바이오가 40.7%로 특정 업종에 쏠렸지만 KRX300은 반도체와 바이오가 각각 24.4%, 9.9% 정도”라며 “패시브 투자가 대세로 부상한 가운데 위험관리 측면에서 KRX300이 전략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RX3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종류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달 16일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 3개 자산운용사가 각각 2종목(KRX300레버리지 ETF·KRX300선물인버스)씩 출시한 총 6개의 ETF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KRX300레버리지 ETF는 KRX300 현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며 KRX300선물인버스는 KRX300선물지수 일간 수익률의 역방향을 추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