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기 경제팀 구성에 돌입한 가운데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릴 정책실장 자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김수현 사회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진보 색채가 너무 뚜렷해 정치권과 시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당 고위관계자는 2일 “김 사회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여당 내에서도 김 수석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장하성 정책실장이 거시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격을 많이 받은 만큼 청와대도 차기 정책실장을 구하는 문제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을 동시에 교체하기보다는 인사 검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초 부총리의 예산안 설명 등이 끝난 직후에 부총리를 교체하고 이어서 정책실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부총리 후보로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정치권에서도 두루 호평을 받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잡음이 생길 가능성이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홍 실장은 행시 29회로 윤종원 경제수석보다 후배인데다 경제 쇄신을 노리기에는 다소 평이한 인사라는 평이 있다. 이에 따라 관료사회에서 장악력이 높은 임종룡·신제윤·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입에 오르내린다.
정책실장 후보로는 김 수석이 유력한 가운데 윤 수석과 조윤제 주미대사의 이름이 거론된다. 윤 수석은 임명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과 관련해 가장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배제할 수 없는 카드다. 부총리와 정책실장 후보로 동시에 거론되는 조 대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중대 기로에 있어 인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