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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출국’ 이범수의 가족을 되찾기 위한 사투...이념보다는 ‘가족애’ 방점

“이념보다는 개인의 행복에 집중”

평범한 가장에게 벌어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제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오길남 박사의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모티브로 만든 실화 영화 ‘출국’이 베일을 벗었다.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절인 1986년 베를린, 시대와 이념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배우 이범수 연우진과 함께 스크린에 살아났다.


영화 ‘출국’(감독 노규엽·제작 디씨드)의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청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개최됐다. 현장에는 노규엽 감독과 배우 이범수 연우진 이현정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출국’은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쫓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노규엽 감독은 “오길남 박사의 전기 영화를 만들려고 한 게 아닌, 체제의 굴레 속에 함몰된 개인의 삶에 집중한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노 감독은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과거 시대에 정작 중요한 개개인의 삶이나 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있었나? 이런 질문에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차가운 스파이’와 ‘뜨거운 부성애’가 만나 영화 ‘출국’을 완성 시켰다. 노 감독은 “아날로그 정서에 첩보물을 더하면 새로울 것 같아 ‘출국’을 연출하게 됐다”며 “경제학 박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실제로 접하고, 7,80년대 아날로그 정서의 첩보물에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얹어보고 싶었다. ”고 설명했다.

‘출국’은 개봉 전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 감독은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대해서 “지난해 ‘합리적 의심’이라는 이름으로 불거진 논란에 참 힘들었다”며 “어떤 날은 마음이 아팠고, 어떤 날엔 기운이 없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가족을 되찾기 위한 아버지 이범수의 외로운 사투를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이범수는 과거 민실협 활동으로 국내 입국 금지를 당한 후 서독으로 망명한 마르크스 경제학자 영민 역을 맡았다. 영민은 자신의 학문을 높이 평가한다는 북한 공작원의 말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이에 가족과 헤어진 후 그들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범수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가슴에 와 닿았다. 가슴이 먹먹했다”라며 “두 아이의 아버지라 더 그랬던 것 같다”라며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길 바랐고 꼭 참여하고 싶었다. 오영민이란 인물을 아빠로서 나 역시 응원하고 싶었고 안아주고 싶었다. ”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더했다.



폴란드 로케 촬영을 진행했던 것에 대해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이 오셔서 촬영을 하고 간 곳이다”고 운을 뗀 후, “‘폴란드 현지 스태프께서, ’한국 팀이 놀랍다‘ 아시아 팀이 처음인데 장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 저희를 보고 놀랐다’고 하셨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연우진은 영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시해 온 남한 안기부 요원 역을 맡았다. 그는 새로운 연기에 대해 “처음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고 부담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액션을 통해 상대배우와의 합 등 연기에 대한 기본을 더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우진은 “액션 연기 보다 수동 운전이 내겐 더 어려웠다”는 특별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수동 운전이 익숙하지 않아 폴란드 내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또 액션할 때 이범수 선배와 호흡 맞추는데 미숙해 범수 형의 가슴에 멍을 만들기도 했다. ”며 미안해했다.

영민의 큰 딸 혜원 역을 맡은 아역배우 이현정은 이범수와의 호흡에 대해 “처음이라 긴장을 할 때도 농담으로 풀어주셨고 무릎 보호대도 챙겨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이범수는 “흥행 공식에 맞지 않는 신생 제작사나 신인 감독과 작업한 작품이다. 하지만 배우는 무엇보다 소신이 중요한 것 같다”며 배우의 소신을 당부했다.

한편 영화 ‘출국’은 오는 11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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