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이 섬유를 활용해 고성능 생체연료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유연하고 물성 좋고 상온에서 구동할 수 있어 차세대 의료용 에너지 공급 장치로 쓰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조진한 고려대 교수 연구팀과 이숭우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 연구팀은 부도체인 면섬유 표면에 나노 크기 금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코팅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섬유의 다공성 표면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갖는 고성능 생체연료전지 전극을 구현했다. 생체연료전지는 포도당이 산화할 때 생성하는 전자를 전극으로 수집해 전력을 만든다. 촉매는 생체효소로 대체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면섬유 전극은 기계적·구조적 특성의 변화 없이 금속 전기 전도도를 나타냈다. 전류 밀도와 전력 성능도 향상됐다.
기존 평판 전극형 생체연료전지는 전력생산 효율과 생체 내 안정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 유연성과 물리적 특성도 좋지 않아 실용화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단분자 리간드(중심원자에 결합한 이온이나 분자) 치환 층상자기조립법’이란 방식을 이용했다. 각 물질 층을 교차로 쌓아 박막 형태의 기능성 복합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금속 나노입자 간 거리를 최소화해 전극 내부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전자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전해질 분리막이 필요 없고 작게 만들 수 있으며 심장 기능 정지 시 사용하는 페이스메이커나 신경자 극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전도성이 큰 면섬유 전극은 생체연료전지 전극으로 활용한 최초 사례”라며 “유연하고 물성이 좋은 데다 효율과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해 다양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학문 후속세대 양성사업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0월 26일 자에 실렸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