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폭스뉴스의 유명 앵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선거 유세 무대에 올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6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폭스뉴스의 앵커 숀 해니티는 지난 5일 밤 미주리 주 케이프 지라도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유세 현장을 방문했다. 표면적으로는 현장 취재와 라이브쇼 진행을 위한다는 이유였다. 해니티는 당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케이프 지라도에서 라이브쇼를 하고 유세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할 것”이라면서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대통령과 선거운동하는 무대에 오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언론인으로 꼽히는 해니티는 그동안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해왔다.
그러나 유세 연설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은 매우 특별하고 우리를 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을 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했다”라며 폭스뉴스를 칭찬한 뒤 해니티를 무대 위로 불러 올리며 해니티의 공언은 거짓말이 됐다. 대통령의 부름에 해니티는 주저없이 연단에 올랐다. 청중들을 향해 “그런데 뒤에 있는 저 사람들은 모두 가짜 뉴스”라며 동료 언론인들을 공격했다. 당시 무대 뒤에 있던 취재진 중에는 폭스뉴스 기자들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찬조 연설을 마친 해니티는 트럼프 대통령과 포옹을 나눴다.
외신들에 따르면 해니티 외에 판사 출신의 폭스뉴스 진행자 제닌 피로도 함께 연단에 올랐다. 또 해니티의 ‘깜짝 등장’이 사전에 계획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트럼프 측이 유세에 앞서 해니티를 “특별 손님”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니티는 트위터를 통해 사전 계획설을 부인하고 “대통령이 나를 무대에 초청해 몇 마디 할 기회를 줬을 때 나는 놀랐고 영광스러웠다”고 밝혔다.
CNN 비즈니스는 언론인이 대통령 주도 정치 유세에 동참해 연설까지 한 데 대해 다수의 폭스뉴스 기자들도 역겹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의 한 고위 인사는 CNN에 “회사 전체에서 이건 선을 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고, 다른 폭스뉴스 인사도 “뼛속까지 짜증 난다. 너무나 화가 난다”라고 전했다.
폭스뉴스 측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폭스뉴스는 AFP 등에 보낸 성명을 통해 “폭스뉴스는 어떠한 인재라도 선거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불행한 일이며 (사내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