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그루밍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의 한 교회의 김 모 목사 부자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김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목사가 되기까지 지난 10년간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중고등부, 청년부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형태의 성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는 30명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가해자는 공통 관심사를 나누거나 진로상담 등을 빌미로 다가간 뒤 상대가 자신을 완전히 믿게 돼 스스로 성관계를 허락하도록 만든다.
성폭력 이후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것 역시 그루밍 성폭행에 포함되며 이는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벌어지는 범죄라 수면 위로 드러나기가 더욱 힘들다. 특히 주로 애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아동·청소년 등이 피해를 당할 위험이 높다.
김 목사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며 “거부할 때마다 나를 사랑하고 그런 감정도 처음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거짓말을 할까라는 생각에 김 목사를 믿었다. 오랫동안 사랑이라고 믿고 결혼할 사이라고 믿고 비밀을 지켰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의혹을 접하고 해당 목사를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목사의 교회 주소지 관할 경찰서가 아닌 인천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을 했던 피해자 측 지인과 우선 접촉을 시도해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