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특별재판부 설치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명수 대법원장은 특별재판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김 대법원장도 의견을 밝히라고 질타했다.
안 처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없이 부끄럽고 국민들께 유감”이라면서도 특별재판부에 대한 반대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그는 “특별재판부 자체뿐만 아니라 아직 사건이 기소도 안 됐는데 재판이 열릴 것을 예상하고 특별재판부를 준비하는 것 역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안 처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자 의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몸으로 막겠다고 이야기한 대법원장은 특별재판부 논란에도 국민의 앞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원실에 e메일 하나 보내고 말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지난 6일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성 침해를 근거로 특별재판부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서를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실로 발송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민족행위자 처벌을 위한 특별재판부가 만들어질 때도 헌법 규정은 없었다”며 “위헌이라는 법원 측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또 “오히려 기존 재판부에 사법농단 관련자들이 법관으로 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이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