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부진의 저력...신라免 해외진출 5년만에 첫 흑자

향수·화장품 특화전략 주효

3분기 10억~30억대 흑자 예상

홍콩 첵랍콕공항점이 실적 견인

'2022 글로벌 톱3 면세점' 성큼





이부진(가운데)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 6월 열린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 그랜드 오픈식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신라면세점이부진(가운데)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 6월 열린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 그랜드 오픈식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신라면세점


호텔신라(008770)가 면세점 해외사업부문에서 올 3ㆍ4분기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처음 해외 점포를 낸 이래 약 5년 만이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아시아 주요 공항에 향수ㆍ화장품과 같이 수익성 좋은 품목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 게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승부수로 내세워 온 해외 면세사업이 흑자를 내는 데 성공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지난달 3ㆍ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해외 점포의 영업실적을 합산해 보면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이라 정확한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흑자 폭이 10억~30억 원대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안팎의 추산이다. 실제로 확인된다면 국내 면세점 업체 중 처음으로 해외에서 흑자를 내는 게 된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점 전경.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점 전경.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올 6월 정식 오픈한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점의 영업실적이 급속도로 좋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첵랍콕국제공항점은 오픈 후 3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3ㆍ4분기 호텔신라의 해외 면세사업부문은 30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며 “창이국제공항점의 적자를 감안하면 첵랍콕국제공항점의 영업이익이 40억~50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첵랍콕국제공항점은 호텔신라가 그간 쌓아 온 해외 면세점 운영 경험을 적용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시점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었다는 게 회사 내 자체적 분석이다. 처음 창이국제공항점을 열 때만 해도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를 적잖이 겪었지만 그만큼 경험도 쌓았다는 얘기다. 첵랍콕국제공항점에서 사업권을 보유한 분야도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향수ㆍ화장품 쪽이라 특화 전략을 가져가기도 수월했다. 현재 호텔신라 면세점은 향수ㆍ화장품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업자다. 그 덕분에 창이국제공항점의 적자 폭은 분기마다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첵랍콕국제공항점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신라로서는 국내 면세시장이 중국과 사드 배치를 두고 갈등한 이후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기며 고전하는 상황에서 해외 점포의 선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대로면 국내 업계 최초로 올해 해외 면세점에서만 연간 매출 1조 원을 기록하겠다는 목표 달성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호텔신라의 한 관계자는 “해외 점포의 영업흑자가 공식적으로 확인된다면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셈이라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사장이 제시했던 오는 2022년까지 글로벌 상위 3대 면세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에도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싱가포르ㆍ마카오ㆍ홍콩 등 글로벌 면세사업을 착실히 추진해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을 배가함으로써 2022년까지 글로벌 톱3 면세점 사업자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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