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문성훈 위츠모빌리티 대표 "강남 직장인 애환, 車공유서비스에 녹였죠"

강남 퇴근시간에만 카풀 서비스

운전자-탑승자 관심사 등록하면

맛집 등 공통주제로 대화도 가능해

운송수단 벗어나 커뮤니티化 추구




“하루에 약 100만명의 사람들이 서울 강남을 오갑니다. 한국에서 차량 이동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주목할 점은 직장 때문이든, 술자리 때문이든 강남을 오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수도권·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모든 사람들이 ‘강남’이라는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문성훈(42·사진) 위츠모빌리티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의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단순히 운송수단에 그치지 않고, 강남에서 활동하는 운전자·탑승객이 서로 애환을 나눌 수 있는 문화커뮤니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위츠모빌리티는 ‘강남카풀 어디고’라는 이름으로 강남 지역 퇴근 시간 전용 카풀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문 대표는 게임빌을 거쳐 모바일게임 업체인 엔소니의 대표를 지낸 후 여러 기업에서 자문역을 담당해왔다. 그러다 2016년 돌연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넘어가 한인들을 위한 차량공유 서비스를 개발했다. 차량공유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은 규제의 벽이 높았고, 때문에 미국교통국의 TNC(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미국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그가 국내로 리턴한 것은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정권이 바뀌면서 공유경제 서비스가 가능해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차량공유 규제 완화에 대해 언급한 것은 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어디고의 가장 큰 차별점은 ‘강남에서 퇴근시간에만’ 운영한다는 데에 있다. 문 대표는 강남을 ‘서울 직장인의 애환이 집약된 장소’라고 해석한다. 그는 “강남이란 공간은 참 범용적이면서도,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의 성향이 ‘짬뽕’처럼 섞이는 곳”이라며 “강남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의 애환을 차량공유를 통해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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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어디고 플랫폼엔 특이한 장치가 있다. ‘관심사’다. 플랫폼에 등록한 운전자·탑승객은 최대 다섯 가지의 관심사를 등록할 수 있다. 문 대표는 “저는 두산베어스, 와인, 맛집, 골프를 관심사로 등록해놨다”며 “기사나 손님 모두 서로에게 말을 걸고 싶을 텐데, 가령 두산을 주제로 삼는다면 말문을 트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겠냐”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탑승객이 ‘조용히 가고 싶어요’라는 항목을 따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아무 말 없이 집에 가고 싶어하는 승객의 수요도 담았다.

‘강남 퇴근시간’에 목표를 좁힘으로써 문 대표는 여러 경영상 이점도 취할 수 있었다. 일단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문 대표는 “출근시간대에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수도권 전반에서 판촉을 벌어야 해 비용부담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며 “한정된 자본으론 퇴근시간 강남구에만 집중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저비용·고효율 전략을 추진하는 데엔 자금을 조달한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구현해야 한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문 대표는 “우버나 그랩 모두 적자인데, 우리는 최대한 본전치기는 하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근 시간에 집중하다 보니 현행 법률 규제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잠재수요가 가장 큰 시간대를 노릴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승용차를 이용한 유상운송행위는 출·퇴근시간에만 허용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초과수요가 뚜렷한 시간대로 오전 7~10시와 오후 6~8시, 그리고 심야시간대를 꼽은 것과 같이 퇴근시간대는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이 가장 심한 시간이다. 문 대표는 “밤에만 영업을 하다 보니 규제로 인해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확언했다.

문 대표는 추후 홍대·신촌·종로·이태원 등 택시 초과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근거는 ‘강남의 범용성’이다. 그는 “강남을 선점하고 나서 인지도를 키워 다른 주요 지역으로 ‘탑다운’ 식으로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강남에 초점을 둔 저희 사업모델이 충분히 타 지역으로 확장할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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