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새 경제팀, 기업족쇄부터 풀어라

경제의 정치화·권력화된 노조 등

시장 왜곡하는 '붉은 깃발' 여전

상법개정안, 경영권 보호막 없어

투기자본 놀이터 전락 우려 커져




올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2.8%(9월 기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1998년(66.8%) 이후 가장 낮다. 조선·철강·자동차 등 우리 주력산업이 줄줄이 흔들린 여파가 고스란히 지표에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5%, 내년 2.3%로 전망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성장 엔진이 급속히 식고 있지만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여전하다는 게 문제다. 이달 말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법·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 제공’ ‘지배구조에 대한 자율적 선택’이라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는 독소조항이 수두룩하다는 이유에서다. 집중투표제 등 대주주의 전횡에 대한 견제장치만 많고 경영권 방어책은 쏙 빠져 우리 기업이 투기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공정거래법도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기존보다 3배나 늘어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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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자’는 협력이익공유제의 법제화 추진이라는 혹도 붙었다. 권력화된 노조, 대기업을 적폐로 여기는 반기업정서, 최저임금 인상 등 고비용 구조,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고전하는 기업으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기업의 탈한국화’는 가속화되는 추세다. 올해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74억달러(상반기 기준)로 전년(29억달러)의 2.5배에 이른다.

때마침 문재인 정부의 새 경제팀이 ‘홍남기 경제부총리-김수현 정책실장’으로 짜였다. 기업의 족쇄들을 풀어줄 수 있느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홍 부총리 후보자도 “노동·경영계와 사회적 대화 빅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노동개혁을 예고했다. 재계의 한 임원은 “기업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세제는 물론 개정법안·규제정책 등에 박혀 있다”며 “상속세만 해도 고율의 세금(최고 실질세율 65%)을 내기 위해 오너가 지분을 팔아야 하고, 이 경우 다시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시민단체·정치권의 역공을 받는 아이러니가 빚어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새 경제팀이 기업인들을 만나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을 파악하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그래야 규제 개선이 가능하고 투자환경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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