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회원권 가격이 13억 원인 강원도 춘천의 ‘휘슬링 락’ 골프장.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임태희·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고관대작과 부유층이 찾는 이 최고급 골프장이다. 소유주는 태광의 이호진 전 회장. 그런데 이곳에 수상한 복장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승복을 입고 골프장에 온 이들. 스님들임이 분명했다.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휘슬링 락’에 온 스님들 가운데 한 명은 전직 조계종 총무원장. 법명(法名)이나 속명(俗名)이 아닌 가명(假名), 그러니까 가짜 이름으로 골프 시각을 예약했다.
모자를 쓰고 골프 라운딩을 한 뒤, 골프 비용은 태광이 발행한 170만 원 짜리 골프 상품권으로 지불했다. 태광에서 공짜 골프 접대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정황.
그런데 큰 스님들과 동행해 함께 골프를 친 사람의 신분은 더 놀라웠다. 바로 전직 검찰총장이었다. 그는 ‘스트레이트’ 취재진에게 “내가 가면 어떻고 안 가면 어떻냐”라며 접대 골프가 문제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스트레이트’는 태광 이호진 전 회장의 최측근을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이 측근은 이 전 회장의 충격적인 7년 병보석 생활을 상세히 취재진에게 털어놨다. 간암으로 7년째 병보석을 받고 있었다.
60여 일 구속 뒤 6년 넘게 구치소 밖에서 생활하고 있는 태광 이호진 전 회장. 이 전 회장이 이렇게 오래 사실상 자유 상태에 머물 수 있었던 비결은 법원, 검찰, 병원의 삼각 고리에 있었다.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