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남북 정상이 ‘선물 외교’를 통해 남북 관계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평양 방문 때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가 지난 금요일(9일) 새벽 새끼 6마리를 낳았다”고 전했다.
북한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돼 있는 풍산개는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자주 활용됐다. 지난 2006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풍산개 한쌍을 선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지난 9월에는 국빈용 연회장인 목란관 환영만찬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풍산개 한쌍의 사진을 보여주며 “선물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이후 풍산개 암수 한쌍인 ‘송강’(수컷)과 ‘곰이’(암컷)는 동물검역절차를 거쳐 지난 9월 27일 판문점을 거쳐 청와대에 왔다
문 대통령은 곰이의 출산 소식을 전하며 “암수 3마리씩 모두 흰색으로 다 건강해 보인다”면서 “개는 임신 기간이 2달 정도이기 때문에 곰이는 새끼를 밴 채 우리에게 온 것이 분명하다”고 적었다.이어 “2마리의 선물에 6마리가 더해졌으니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며 “남북관계의 일이 이와 같기만 바란다”고 덧붙였다.
‘풍산개 2마리가 6마리가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한 문 대통령의 트위터에는 남북 관계 개선과 그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북한 경제 전문가인 권구훈 골드만 삭스 이코노미스트를 임명하는 등 ‘통일 한국’에 대비한 북방 정책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선물하는 제주산 귤 200톤은 이날도 수송기(C-130)을 통해 제주에서 평양으로 운송됐다. 이는 평양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보낸 북한산 송이버섯 2t에 대한 답례 차원이다.
문 대통령이 제주산 귤을 평양으로 보낸 데 이어 곰이의 출산 소식을 직접 언급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별개로, 남북 관계 개선은 꾸준히 이어가자는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 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