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 그중에서도 자연, 문화, 역사에서 모티브를 찾고자 했습니다. 평화와 장수를 상징하는 학, 한국의 전통적 곡선미를 가진 백자 등도 물망에 올랐지만 최종적으로 새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봉황으로 결정했습니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공공부문 대상을 받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설계를 담당한 정영균(사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제2여객터미널의 콘셉트인 봉황의 탄생 비화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각 나라의 대표 관문인 수도 공항들이 그 나라의 특색을 표출하고 있는 만큼 제2여객터미널에 걸맞은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여러 디자인에 대한 치열한 검토가 이뤄졌다. 정 대표는 “봉황을 건축적으로 풀어내는데 만 3~4개월이 소요됐다”면서 “제2여객터미널의 외부형태, 건축구조, 내부공간계획 등에서 봉황의 이미지가 일관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3층에 위치한 체크인 공간은 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공간은 출국 수속시 제일 먼저 방문하게 되는 곳으로 제2여객터미널에서 가장 면적이 큰 대표적인 공간이다. 정 대표는 “높은 천장에 봉황의 깃털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담았다”면서 “은은하게 자연광이 비추면서 빛의 유입 정도와 천장높이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제한공개 공모로 진행된 제2여객터미널 프로젝트는 9개 업체가 지원해 국내외 전문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거쳤다. 공항 상징성, 친환경 녹색 성장 등이 주요 요건이었는데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공항으로 영원히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1970년 설립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1,595억원(2017년 기준) 규모의 설계 사무소다.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뿐만 아니라 서울의료원, 포시즌스호텔 서울,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쇼트트랙경기장(강릉 아이스아레나) 등의 설계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