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우리 교육이 지나치게 대학 입시에만 집중한다며 수능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생·청소년단체 ‘대학 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투명가방끈)은 이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멈춰 서자. 새로운 고민을 시작하자”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입시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가방이 그려진 현수막을 자르는 ‘가방끈 컷팅’ 퍼포먼스를 벌이며 대학 입시와 취업에 치중한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등학교 3학년 이알 군은 “수능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 있을 거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거다’라고 응원하지만, 수능 안 보고 대학도 가지 않는 저는 아무도 응원해주질 않는다”며 “학교에서조차 대학에 가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이어 “학교는 대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모든 학생이 대학에 가야 한다는 믿음을 깨고, 모든 사람의 응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평가방끈은 대학 입시와 취업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쟁적인 학교 교육을 비판하면서 2011년부터 수능 거부 활동을 벌인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수능 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나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대표단 100인’은 4박 5일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의 나흘째인 이날 광화문 일대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청소년들에게 알바 권리보장 선전전을 펼치고, 중구 정동 이화여고 앞에서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에게 ‘알바 권리 수첩’을 나눠줄 예정이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