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역협상 사령탑인 류허 부총리가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물밑협상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따로 만나 회담을 열기로 최근 합의했다.
SCMP에 따르면 당초 류 부총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방미해 미국 워싱턴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의 실무접촉 후 고위 당국자 간 무역협상 장소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무역협상 장소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변경된 것은 이달 말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고위 당국자 간 무역협상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에서 중요한 의제들이 논의되고, 더욱 진지한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전쟁을 치르는 미국과 중국은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치열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국은 거래를 원한다. 그들은 그들이 기꺼이 하려고 하는 것의 긴 목록을 보내왔다”고 밝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물밑협상에서 중국이 일종의 협상안을 제시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다. 중국의 대답은 대체로 완료됐지만 4~5가지 큰 것이 빠져있다”고 지적해 중국의 더욱 큰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맞서 시 주석은 17일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 기조연설에서 “평등한 대화로 무역분쟁을 해결하고 싶다. 성의 있는 양보를 할 수 있지만, 일방적 압박이 가해진다고 해도 중국식 발전모델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혀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