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IMF 시기를 격정적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베일을 벗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최국희 감독을 필두로 모두의 운명을 바꾼 1997년 그날을 그려내기 위한 김혜수, 조우진, 유아인, 허준호의 치열한 고민과 혼신의 노력이 돋보인 영화다.
19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과 최국희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잊혀져 가는 IMF 사태를 다시 되뇌어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연출을 맡은 최국희 감독은 “엄성민 작가의 각본을 받아봤을 때, 소재가 매우 새로웠다”며 “IMF 때의 기억이 저 역시 남아있다. 그 시대를 겪었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제 용어도 많이 나오고, 일상생활에서는 쓰지 않는 용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꼭 그런 것들을 100%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들이 충분히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더 중요한 지점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1997년 IMF 시기를 격정적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국희 감독은 “당시 격렬하게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각 인물이 절대적으로 각 계층의 대표가 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시대를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극중 김혜수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나서는 인물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으로 나선다. 이에 대해 감독은 “1997년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서 자기의 목소리가 내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 같다”며 “위기 상황에서 위기를 알리고 해결하려 뛰어다니는 사람이 여성이라면 더욱 영화적 재미가 있지 않을까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으로 강한 신념과 소신을 지닌 경제 전문가 역할로 돌아온 김혜수는 “영화의 메시지가 현재도 유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김혜수는 영화 속에서 경제 용어들이 가득한 대사들은 물론, 영어 대사 연기까지 유창하게 소화해냈다.
김혜수는 경제 전문가로서 체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제게도 너무 생경한 단어로 구성된 문장이 대부분이었다. 한시현이란 인물의 직업 내에서 생활 언어로 체화시켜야 했기 때문에 다른 준비과정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시의 경제 상황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인, 어떤 특별한 경제 지식이 없는 사람 기준으로 경제와 관련된 강의를 들었다. 계속 연습해서 내 말로 해야하는 과정을 겪었다“고 전했다.
유아인은 경제 위기를 예측하고 위기에 베팅하는 금융맨 윤정학을 연기했다. 그는 윤정학에 대해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자 혹은 방관자적인 인물 같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현실적이다. 그래서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유아인이 표현한 인물과 연기에 대해, “생동감 있고 폭발력 있는 유아인의 연기가 작품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동력이 된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우진은 경제 위기를 역이용하려는 재경부 차관을 연기했다. 그는 “이 정치 관료가 가질 수 있는 우월감과 확신을 표현해내기 위해 고민했다”며 “이 인물만이 갖고 있는 신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 내내 김혜수와 대립각을 세우는 조우진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은 단어 선택 같은 것들이 정말 거침없다는 것이었다”며 “배려심 넘치는 김혜수 배우와의 호흡은 많은 ㅤㄲㅒㅤ달음을 줬다”고 전했다.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가장 ‘갑수’ 역으로 분한 허준호는 “그 시대의 서민을 대표하는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실제 갑수와 비슷했던 아픔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허준호는 “서민을 대표하는 인물이라 부담도 되고 영광도 있었다”고 말하며 “작품에서 벗어나지 않는, 작품에서 말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잘 표현됐는가가 제게 걱정이었다”고 고민했던 부분을 전했다.
뚜렷한 원칙을 갖고 움직이는 김혜수는 “영화 한 편으로 많은 것을 환기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좀 더 건강하고 유의미한 생각을 관객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조우진 또한 “”팩트에 기반한 영화“라며 ”근현대사를 둘러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영화이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허준호는 ”온 가족이 와서 볼 수 있는 관람등급영화이다 “ 며 ”가족들이 함께 보러와서 식사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기억해야 할 한국 현대사 소재의 영화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11월 28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