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처음 계획과는 달리 국내 FI 참여 없이 해외 차입과 자체 자금만으로 인수자금을 해결하기로 했다. 쉬완스가 현지에서 5,600억원을 빌리고 CJ제일제당이 회사채 등을 발행해 1조5,200억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다만 CJ제일제당은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 이후 자산유동화 방식으로 외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쉬완스 인수자금은 당초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FI로부터 약 7,000억원을 받아 마련할 계획이었다. 주요 투자자는 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경찰공제회 등 19곳이다. 이들은 JKL파트너스가 CJ제일제당과 공동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난 5월부터 투자를 검토해왔다. 일부 투자자는 CJ 측의 협조로 현지 실사를 다녀왔고 인수가 가시화된 8월 이후에는 최종 투자를 위한 내부 심의절차를 밟았다. FI의 한 관계자는 “양해각서에는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수익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 방어장치가 마련돼 있어 이를 토대로 투자 검토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최근의 일이다. CJ제일제당이 현지 협상 과정에서 인수 지분을 100%에서 80%로 줄였고 가격도 1조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CJ 측은 투자자의 보장수익률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투자금 자체가 줄어들어 위험이 떨어진 만큼 수익률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쉬완스를 상장할 때 공모가가 기관투자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를 CJ가 어떻게 정산할지를 놓고 양측 간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관투자가들이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투자 자체가 취소됐다. 투자를 검토한 복수의 기관투자가는 “국내 기관투자가 중에서 수익 하락 방어장치 없이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은 없다”면서 “CJ그룹이 처음부터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으면 그에 맞는 투자자가 들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인수 확정 발표 직전에 FI들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해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