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두고 미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약탈적 무역관행을 정면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막판 협상타결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USTR은 ‘기술이전·지적재산권·혁신에 관련된 중국의 정책·관행에 대한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53쪽짜리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무역관행을 정면 비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성명에서 “지난 3월 발표한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조사보고서에 대한 업데이트를 완료했다”며 “보고서는 중국이 지난 몇 개월 동안 기술이전·지적재산권·혁신과 관련된 불공정하고 불합리하며 시장왜곡적 관행들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USTR은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말 발간한 1차 보고서에서 200여쪽에 걸쳐 지식재산권 침해사례와 전략을 다룬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기술탈취가 미국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국가에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기술 도둑질’로 불리는 중국의 지재권 침해 전략이 미국뿐 아니라 호주·일본·유럽연합(EU)·한국에도 피해를 안기고 있다”며 산업정보를 보유한 호주국립대 해킹, 일본 기업들에 대한 피싱,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집중된 자동차 영업비밀 절취, 한국 기업이 타깃이 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유출 시도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외신들은 대중 무역강경론자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미중 양자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내 막판 협상 낙관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막판 무역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보고서는 2,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것”이라며 “라이트하이저의 성명은 양자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합의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