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이 핀테크 기술의 확산 등 생체인식 기술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가운데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한 음향 메타렌즈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초음파 지문인식, 근접장 음향현미경, 비파괴검사 등 생활 속 음향 이미징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기계연은 나노자연모사연구실 허신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특정 주파수를 갖는 두 음원을 메타렌즈에 통과시켜 회절한계1)의 4배까지 이미징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물체의 형상정보를 전달하는 소멸파는 거리에 따라 급격히 사라지지만 메타렌즈에 통과시키면 내부에 공진터널링2)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멸되지 않고 이미징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 지문인식에는 지문패턴에 따른 정전용량의 변화를 감지해 이를 이미징하는 정전용량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문복사 등으로 해킹 위험이 제기되고 있어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더욱 보안성이 높은 초음파를 이용한 지문인식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음향 메타렌즈 기술은 초음파 지문인식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이다. 연구팀의 독창적인 설계가 적용된 음향 메타렌즈를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술에 적용하면 이미징 해상도를 4배 향상시킬 수 있다.
지문인식 해상도를 높이면 지문의 패턴을 더 자세히 이미징할 수 있어 더 강력한 보안이 가능하고, 음파의 우수한 투과특성 덕분에 지문인식에 필요한 전력소모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음향 메타렌즈 내부에서 1차 및 2차의 공진터널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회절한계를 4배 뛰어넘는 이미지 측정에 성공했다. 음향 메타렌즈의 1차 및 2차 공진터널링 주파수를 이용해 서브파장 이미징3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마치 광학현미경을 사용할 때 렌즈배율을 높여 물체를 확대 관찰하듯이 필요에 따라 1차 및 2차의 다른 공진터널링 현상을 이용해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여 관찰할 수 있다.
모든 음파는 임의의 물체에 반사되면 파장이 점점 감쇠하는 소멸파가 생긴다. 이를 음향 메타렌즈에 통과시키면 메타구조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공진터널링 현상으로 소멸파의 에너지를 거의 손실 없이 완전히 투과시킨다. 메타렌즈 내부는 다수의 공진터널링 주파수가 발생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1차 공진현상을 이용하는 수준에 머물러왔다.
기존의 음향메타 이미징기술은 필요한 이미징 주파수에 따라 렌즈의 두께를 다르게 만들어야 했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개발된 음향 메타렌즈의 두께를 다르게 할 필요가 없다. 또 1차 및 2차 공진터널링 현상을 이용해 현미경의 렌즈배율을 높이듯 물체를 한층 고해상도로 확대 관찰할 수도 있다. 그리고 복잡한 구조물이지만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면 제작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기계연 허신 책임연구원은 “음향 메타렌즈는 근접한 거리에서 이미징이 필요한 초음파 지문인식, 근접장 음향현미경, 생체 이미징, 비파괴검사 기술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며 “우리 생활에 많이 쓰이고 있는 음향 이미징 장치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