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자국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대규모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메일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6년간 기업에 약 105억달러(11조 9,000억원) 규모의 세제혜택을 준다. 이는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지원 정책이다.
빌 모르노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 재정보고에서 “자국 기업들이 상품 생산에 사용하는 장비나 기계에 투입하는 비용을 즉각, 완전히 공제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설비투입 비용 상각이 수년에 걸쳐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첫해에 모두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해 기업들의 자본투자 여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르노 장관은 “기업들이 장기 성장의 마중물이 될 자산투자를 보다 활발히 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트뤼도 취임 이후 최대 수준인데...
트럼프 감세정책 여파
加, 투자유치 불리해져
중산층 살리기 목적도
트뤼도 정부가 대대적인 기업 세금우대 조치를 내놓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최근 단행한 세제개혁의 여파로 캐나다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배경이 됐다. 모르노 장관은 이날 “미국 세제개혁 때문에 캐나다가 (세제 우위를 잃어) 수백억달러의 부채를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율 인하 정책 등을 단행하면서 캐나다가 투자 유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기업들의 실적 리스크가 커지자 경쟁력 제고와 중산층 보호 차원에서 각종 세금우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다. 보수당에서 제기되는 재정적자 감축 요구에도 자유당이 이례적인 규모의 기업 지원책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모르노 장관은 보수당에서 제기되는 재정악화 우려에 대해 “캐나다의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어 재정적 여유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의 재정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자 또한 늘어 5년 뒤 재정적자 규모는 835억캐나다달러(약 71조 3,000억원)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