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젊은 원투 펀치’ 안병훈(27)과 김시우(23·이상 CJ대한통운)가 제59회 골프 월드컵(총상금 700만달러)에서 이틀째 공동 선두를 질주하며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안병훈과 김시우가 팀을 꾸린 한국은 23일 호주 멜버른의 메트로폴리탄 골프클럽(파72·7,170야드)에서 비가 내린 가운데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타수를 지켜냈다. 두 명이 하나의 볼을 번갈아가며 치는 포섬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전날 각자의 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그 홀 팀 점수로 삼는 포볼 방식에서 10타를 줄였던 한국은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를 마크했다.
벨기에와 공동 선두에 자리한 한국은 남은 이틀간 역대 최고 성적은 물론 첫 우승 도전도 충분한 상황이다. 한국의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2002년 일본 대회에 최경주(48)와 허석호(45)가 출전해 기록한 공동 3위다. 직전 대회인 2016년에는 김경태(32)와 안병훈이 나가 22위에 올랐다.
첫날을 1타 차 공동 4위로 마쳤던 벨기에는 이날 1타를 줄여 공동 선두가 됐다. 벨기에는 유럽 투어 통산 3승의 세계랭킹 70위 토마스 피터르스와 세계 140위 토마스 데트리가 팀을 이뤘다. 이언 폴터-티럴 해턴이 대표로 나선 잉글랜드가 인도, 말레이시아와 함께 나란히 2타 차 공동 3위(8언더파)에 자리했다. 이어 멕시코가 7언더파로 단독 7위, 미국프로골프(GA) 투어 멤버 마크 리슈먼이 이끄는 홈팀 호주가 스코틀랜드와 함께 공동 8위(6언더파)다.
안병훈과 김시우는 미국 PGA 투어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평가받는 실력파들이다. 탁구 스타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은 아직 PGA 투어 우승 소식은 전하지 못했지만 유럽 투어에서 2015년 신인왕을 차지했다. 김시우는 지난해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통산 2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안병훈과 김시우는 인내심을 잃지 않았다. 하나의 볼을 번갈아 치는 방식에서 둘의 ‘찰떡 호흡’이 돋보였다. 1번홀(파4)을 보기로 출발하며 주춤했지만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다. 파 행진을 이어가다 8번(파3)과 9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에 자리하기도 했다. 11번(파4)과 12번홀(파3)에서 잇달아 보기를 기록했으나 파5인 14번홀의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고 1타를 만회하고 남은 4개 홀에서 파를 지켜 이틀 연속 공동 선두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전날 “역대 최고 성적도 뛰어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안병훈과 김시우는 “컨디션이 좋고 이번주 내내 좋을 것 같다. 팀플레이도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 3라운드는 포볼, 최종 4라운드는 포섬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편 박효원(31·박승철헤어스튜디오)은 유럽프로골프 투어 2019시즌 개막전인 홍콩 오픈(총상금 200만달러) 둘째날 맹타를 휘둘러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박효원은 홍콩 판링의 홍콩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중간합계 10언더파 130타로 오후5시 현재 단독 2위에 자리했다. 2018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 포인트 2위에 오른 박효원은 1위 이형준(26)의 양보로 유럽 투어 카드를 극적으로 손에 넣어 이번 대회에 나섰다. 유럽 투어 통산 3승의 왕정훈(23)도 중간합계 5언더파로 선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