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풀러스'의 공유 실험..."운전자에 주식 준다"

서영우 신임 대표 기자간담

구조조정 아픔 딛고 사업재편

택시업계 반발 의식 수익공유

'카풀 운전자 등록제' 제안도

서영우 풀러스 신임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카우앤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풀 운전자에게 주식 10%를 지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업 재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풀러스서영우 풀러스 신임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카우앤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풀 운전자에게 주식 10%를 지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업 재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풀러스



국내 90만명이 가입한 1위 카풀(출퇴근 승용차 함께 타기) 서비스 운영사로 ‘한국판 우버’로 불린 스타트업 ‘풀러스’가 새로운 공유경제 실험에 나선다. 풀러스 카풀 서비스에 동참한 운전자에게 자사의 주식을 배분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서비스 확장에 이바지한 사용자에게도 이익과 보상을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된 것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안착할지 주목된다.

서영우 풀러스 신임 대표는 26일 서울 성동구 ‘카우앤독’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파트너 사용자(운전자)에게 장기적으로 자사 주식 10%를 부여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플랫폼 성장의 수익을 사용자와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 배분은 풀러스 플랫폼 내부에서 쓰이는 ‘풀포인트’를 통해 이뤄진다. 풀포인트는 카풀 운전자가 동승자를 태우고 운전을 마쳤을 때 받는 것으로 바로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적립 후 내부 절차를 거쳐 풀러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풀러스는 앞으로 주기적으로 이사회 의결 등의 공식 절차를 거쳐 카풀 운전자에게 주식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카풀 운전자에게 배분되는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의 최대 10%로 제한했다. 이 기준은 풀러스의 발행 주식이 늘어나거나 증시에 상장된 뒤에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풀러스가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SK(034730) 등으로부터 220억원을 투자받을 때 기업가치가 약 1,000억원으로 책정됐던 점을 고려하면 100억원 가치의 주식이 다수의 카풀 운전자에게 배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은 규모는 아니다. 서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우버의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달한다는데 정작 이 서비스를 키운 초기 사용자와 운전자는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발생한 이익을 거의 얻지 못했다”면서 “풀러스는 이와 다르게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풀러스는 지난 6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카풀 규제’로 사용자가 감소하면서 경영난에 직면했고 결국 임직원 70%를 내보내고 대표이사도 사임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풀러스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이재웅 쏘카 대표와 2002년 포털 ‘다음’에서 호흡을 맞췄던 서 대표가 8월부터 합류하면서 사업 재편을 지휘했다. 풀러스는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사업자를 설득하기 위해 ‘운전자 등록제’도 제안했다. 이는 택시업계가 카풀 운전자를 두고 ‘무면허 운송 사업자’라고 지적한 것을 고려한 대안이다. 기존처럼 카풀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운전자를 검증하는 대신 더 안전한 서비스 구축을 위해 정부에서 책임지고 시스템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정부가 카풀 운전자 등록제를 도입해 운영하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범죄 이력 조회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면 많은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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