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주 청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5시57분께 A(26)씨는 B(26)씨와 C(22)씨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청원구 오창읍 도로를 달리다 길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현장에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했으나 뒷좌석에 함께 타고 있던 C씨는 발견되지 못했다. C씨는 약 7시간 뒤인 이날 오후1시께 사고 차를 수리하려던 공업사 관계자에게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C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목을 심하게 다쳐 전신 마비 상태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119구조대·구급대 8명, 경찰 2명이 출동했었다. 사고 직후 A씨는 경찰관에게 “차에는 2명만 타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새벽 시간 날이 어두워 뒷좌석에 부상자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당일 친구인 B씨와 그의 대학 후배인 C씨와 만나 술을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6％ 상태로 운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A씨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B씨를 입건할 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 사건 내용을 담은 ‘교통사고 차량에 방치돼 있던 제 친구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신경외과 골든타임으로는 발견 당시 3시간 안에 수술 들어가면 그게 가장 최선으로 상태 회복될 수 있고 8시간 안에라도 왔으면 스테로이드제를 많이 쓰더라도 응급수술 들어가면 그나마 좋았을 것이라고 한다”며 “한 사람의 인생이 무책임한 경찰과 119, 그리고 분명 자신의 눈으로 뒷좌석을 확인했던 사람들의 거짓 증언으로 망가졌다”고 청원 동의를 호소했다. /청주=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