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올 3·4분기 산업계 대출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3·4분기 중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예금 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잔액은 1,107조원으로 6월 말보다 24조3,000억원 늘었다. 산업 대출은 기업과 공공기관·정부 등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전 분기 대비 산업 대출 증가폭은 2·4분기(12조9,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며 2008년 3·4분기(30조3,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통상 기업들은 반기 말이나 연말에 재무비율 관리 차원에서 부채를 줄인다. 이 때문에 2·4분기 일시적으로 감소한 대출이 3·4분기에 다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대출은 347조원으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제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4분기(6조2,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이 중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7,000억원 증가)와 전자부품·컴퓨터·영상·통신장비(7,000억원) 등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서비스업 대출은 18조원 늘어난 659조7,000억원으로 2008년 한은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이 8조9,000억원 늘며 전체 서비스업 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2012년 부동산 규제 완화 후 부동산업 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3·4분기 중 부동산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자 수가 많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도 5조5,000억원 증가했는데 자영업보다 법인 위주로 관련 대출이 늘었다.
산업 대출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14조2,000억원, 시설자금이 10조1,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