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남편에게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와 내연남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송모(49)씨와 내연남 황모(48)씨의 상고심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전 남편과 이혼한 송씨는 2010년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남편 오모씨를 만나 오씨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오씨와 함께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양육하던 송씨는 2015년 마카오에서 황씨를 만나 내연관계로 지냈다. 그해 12월 송씨는 황씨와 공모해 오씨를 살해하기로 결정하고 이듬해 2월 오씨 몰래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송씨와 황씨는 2016년 4월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잠이 든 오씨에게 다량의 졸피뎀과 니코틴을 주입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케 했다. 부검 결과 비흡연자였던 오씨 몸에서는 니코틴이 치사량인 1리터당 1.95㎎이나 검출됐다. 송씨는 오씨 사후 혼인신고를 이유로 마치 정당한 상속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보험회사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려 시도했다. 쟁점은 DNA 등 살인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이었다.
1·2심은 “여러 정황을 보면 내연 관계인 피고인들로선 살해할 목적이 충분하다”며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혼인신고를 한 점, 황씨가 니코틴 원액을 구매한 점, 니코틴 살해 방법과 치사량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점, 보험금을 타내려 시도한 점,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 간접증거로도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