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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 정신적 지주'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별세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연합뉴스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연합뉴스



민중미술의 정신적 지주인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29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세.

경북 영일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 미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추상미술이 확장세이던 당시 화단에서 일련의 미술비평과 기획 활동을 통해 리얼리즘을 추구한 민중미술의 이론적 틀을 제시했다. 1970~19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진보적 문화예술 운동을 조직하고 앞장섰던 그는 민주화운동에 적극 가담한 까닭에 1975년 긴급조치9호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이화여대 미학과 교수직에서 해직됐다.


김 전 관장은 1969년 화가 오윤·임세택·오경환, 시인 김지하와 발표한 ‘현실동인 제1선언’에서 “참된 예술은 모순에 찬 현실 도전을 맞받아 대결하는 응전능력에 의해서만 수확되는 열매”라고 부르짖었다. 1975년 한국일보사에서 출간된 저서 ‘한국현대회화사’는 한국미술을 사회 역사적 관점에서 비평한 국내 첫 사례였으며 이중섭·이인성 같은 거장도 비판적 시각에서 조명해 화제를 모았다. 고인은 1983~1998년 계간 ‘창작과 비평’의 편집위원과 발행인 및 대표를 지냈다. 1984∼2001년 영남대 미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고 2000년 결성된 민예총(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초대 이사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진보적 문화예술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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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에서 활동하던 그는 노무현정부 때인 2003년부터 5년간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하며 과천관 서울 이전, 학예실 강화 등 다양한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초기인 2008년 11월 임기를 10개월가량 남겨놓은 상태에서 해임됐다. 현대미술의 거장인 마르셀 뒤샹의 작품 ‘여행용 가방’을 사면서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 해임 이유였다. 전 정부 ‘코드인사’에 대한 물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고인은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했다.

저서인 ‘한국현대회화사’ 외에 번역서로는 존 버거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 허버트 리드 ‘현대회화의 역사’ 등이 있다. 민족예술인장으로 치러지는 장례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박불똥·백낙청·백기완·신학철·김정헌·임옥상·강요배 등이 장례위를 구성했다.

유족으로는 상담심리사인 부인 김정업 씨와 동생 김익수 영남대 명예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12월 2일 오전 9시 30분. (02)2072-2091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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