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을 제치고 8년 만에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전날보다 0.6% 상승한 주당 110.89달러로 마감, 시가총액이 8,512억 달러(약 955조 500억 원)로 집계됐다.
반면 애플은 주가가 0.5% 하락한 178.58달러로 장을 마치며 시총이 8,474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애플을 뛰어넘은 것은 8년 만이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시총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잡았고 2012년부터는 미국 석유 기업 엑손모빌을 넘어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이 꾸준히 장중 애플의 시총을 상회하며 애플 자리를 호시탐탐 노려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연말까지 시총 1위 지위를 유지하며 올해를 마감할 경우 2002년 이후 16년 만에 1위를 탈환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배경은 클라우드 사업 등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온 전략이 주효한 덕분으로 보인다.
AP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주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선택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1990년대 PC 시장의 강자가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등 기술 분야의 총아들을 밀어내며 부흥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0년대 PC 운영체제(OS) 시장의 부흥과 함께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었으나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PC 시장이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14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인터넷과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장기 기업고객 중심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AP는 특히 “아주어(Azure)라고 부르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포함한 클라우드 부문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엔진 빙이나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 같은 소비자 중심 사업을 비롯해 오피스 등 각종 사무용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 등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올해 8월 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고지를 밟으며 역사적인 기록을 썼으나 이 달 초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며 전 달보다 주가가 16%나 하락했다.
특히 애플은 앞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판매 실적을 앞으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AP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기술 시장의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통해 이들을 능가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광고에 굶주린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많은 규제에 직면해 있지도 않고, 넥플릭스처럼 감소하는 구독자 확보에 목매지도 않으며, 역시 강력한 클라우드 사업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쇼핑에 더 많이 의존하는 아마존과 다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