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 운동이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009540)이 노사문화 혁신을 위해 노사업무 전담 조직을 없앤다. 그간 노조에서 노사업무 전담 조직에 대해 노조 감시 조직이라고 비판해온 것을 고려하면 사측이 노조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부문급 노사업무 전담 조직인 ‘노사 부문’을 폐지한다고 5일 밝혔다. 향후 임단협 교섭과 노사협의회 등 노동조합과의 업무 협의를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경영지원 조직에서 수행하게 되며 관련 인원도 33명에서 6명으로 대폭 축소된다.
이번 조치는 한영석(사진) 사장이 노조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지시했다. 앞서 한 사장은 취임 첫날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 박근태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를 만나 소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협력과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사 부문 폐지는 한국 노사문화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포함해 회사는 앞으로도 상생하고 협력하는 미래지향적인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한국 노동 운동의 시발점이 된 회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7년 최초로 노조가 설립됐으며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