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설로 교체설이 나돌던 ‘백악관 2인자’ 존 켈리 비서실장이 물러나기로 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집권 후반기에 돌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을 위해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육군·해군 풋볼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켈리 비서실장이 연말에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일 내 누가 그의 자리를 채우게 될지 발표할 것”이라며 조만간 후임자를 지명할 것임을 예고했다.
4성 장군 출신인 켈리 비서실장은 지난해 8월 국토안보장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옮겨오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견충돌로 교체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설(說)’로만 나돌던 비서실장 교체가 현실화하면서 지난달 6일 치러진 중간선거 이후 예고됐던 본격적인 개각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지프 던포드 현 합참의장 후임으로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한다고 알렸으며 지난 7일에는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후임에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후임에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각각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인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장관과 주한미군 철수 구상 등에 반대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등 트럼프 정부의 물갈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토지 위법거래 의혹으로 내무부의 내부감찰과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라이언 징크 내무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이후 최대 5명을 교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20년 대선에 맞춰 행정부를 친(親)트럼프 인사로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켈리 비서실장의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는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은 정치컨설팅 전문가로 대선 캠페인 참여 경험이 풍부하며 트럼프의 딸 이방카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에이어스가 임명된다면 백악관에서 켈리와 충돌한 이방카의 쿠데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에이어스는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보수성향 법조인인 바 법무장관도 과거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친트럼프 인사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