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규모와 성장 전망, 경영투명성 개선 계획을 감안해 상장유지로 결론을 모았다. 물론 상장폐지될 경우 업종 전반과 증시에 미칠 영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삼성바이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덕분에 그동안 상승 동력을 잃은 채 부진했던 바이오 주가도 힘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기업의 계속성, 재무 안정성, 경영 투명성 등을 감안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출·수익성 측면에서 기업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없고 지난 2016년 11월의 공모증자와 11월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등을 감안하면 채무불이행의 가능성도 적다는 판단이다. 다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로 조치하는 등 경영투명성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출한 경영투명성 개선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앞으로 3년간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 측은 “거래소가 투자자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주식 매매거래 재개를 결정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경영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중 감사기능 강화, 내부통제제도 강화,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법무 자문조직 확대 재편, 내부거래위원회 기준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오후2시부터 열린 기심위에 직접 출석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K-IFRS 기준에 부합했다고 확신하며 행정소송 절차를 개시했고 앞으로 최선을 다해 소명할 예정”이라며 상장유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는 11일 오전9시부터 즉시 주식거래가 재개된다. 지난달 금융위 증선위가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리며 거래가 정지된 지 20거래일 만이다. 사측뿐만 아니라 8만명에 달하는 개인 소액주주 역시 한숨 돌리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기심위 결정으로 바이오 업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내년부터 신약 허가와 해외 출시 등이 본격 예고돼 있는 반면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반등 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0.9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 2·4분기께부터 이익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기심위 결정을 마지막으로 삼성바이오 이슈는 앞으로 법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제재에 반발해 지난달 28일 행정소송·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