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4만원'도 무너지나

서버용 D램 시장 위축 전망

4분기 영업익 전망치 15조대로↓

장중 4만원 터치...신저가 마감

지난해 최고점 대비 30% 하락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마침내 4만원까지 떨어졌다. 무역분쟁으로 주가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예상보다 빠르게 반도체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수요를 유지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서버용 D램 시장마저 쪼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 더해지면서 마지노선까지 밀리는 형국이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이 약 21개월 만에 최저가로 추락하면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10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4만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터치한 끝에 1.83% 떨어진 4만2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 2017년 3월7일(3만9,800원) 이후 최저가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점 대비 30%나 하락한 가격이기도 하다. 큰손들은 이달 들어서도 삼성전자 주식을 잇따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4,317억원어치(우선주 포함)를, 기관투자가도 369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4,65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줄줄이 제시된 탓이다. 이미 7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반도체 수요 둔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계를 맞으면서 재고 소진을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부진해지면서 반도체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게다가 암호화폐 시장이 가파르게 위축되면서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반도체 수요가 끊겼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95%까지 떨어졌던 전 세계 D램 시장의 공급초과율은 4·4분기 98%로 내년 1·4분기에는 10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원대(15조9,817억원)까지 내려 잡은 상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까지만 해도 17조3,000억원, 지난달까지만 해도 16조1,000억원대의 추정치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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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도 반도체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SK하이닉스(000660)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3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SK하이닉스도 1.95% 떨어진 6만5,5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대표주가 맥을 못 추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도 1.06%, 2.18% 하락했다.

미국 뉴욕지수와 반도체주 급락도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4.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9%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한 주 동안 5.2% 하락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주요 업체들의 공급 증가율이 19%로 둔화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강세로 전환해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오는 2020년까지 이어질 반도체 장비 수주 모멘텀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내년 2·4분기부터 D램 수요가 개선되면서 가격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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