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MB정부 블랙리스트' 검찰 수사의뢰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시절 발생한 ‘인권위 블랙리스트 의혹’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4개월에 걸쳐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 인권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고 직권남용에 의한 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11일 밝혔다.


진상조사는 지난 2월 인권위 혁신위원회에서 인권위 블랙리스트 등 과거사에 대한 조사를 권고하면서 시작됐다. 인권위 블랙리스트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청와대 행정관이 당시 인권위 사무총장이었던 김옥신 변호사에게 ‘정부와 함께 할 수 없는 직원’이라며 10여명의 명단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2009년 10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10여명이 포함된 인사기록카드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여명 중 현재 확인된 사람은 5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은 2009년 조직개편으로 면직됐다.


인권위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당시 안경환 인권위원장이 경찰의 시위 진압방식을 비판하고 직권조사를 해온 데 대해 정부가 불만을 가져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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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작성한 인사기록카드 외에도 경찰청이 인권위의 인적쇄신 필요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현안참고자료 청와대 보고문건 등을 만들었다고 인권위는 발표했다. 인권위를 문제위원회로 낙인찍은 ‘2010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업무게획 보고 문건’도 블랙리스트로 간주했다.

실제로 인권위는 감사원의 운영실태 감사를 받고 이후 44명을 감원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인권위 측은 “진상조사는 기초조사에 불과하고 경찰청의 비협조, 조사권한의 한계 등으로 명확하게 사실 규명을 다하지 못 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법, 제도적으로 독립적인 기구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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