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포용 성장의 성공 조건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사진제공=금융소비자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들은 과거 정부의 잘못된 행태가 개선되고 보다 나은 삶의 환경을 기대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현시점에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에 대해 정부가 충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정부가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경제·금융적 정책이나 남북 문제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과거 정부와는 다른 새로운 성과를 내고자 했다면 시장 전문가를 중심으로 개혁과 대책이 수립되어야 했고 제대로 된 어젠다와 개혁의 실행 로드맵을 제시했어야 했다.


지금 시점에서 경제 문제를 보면 의욕은 있는데 실적은 안보이고, 정책은 있는데 시장과 대립되는 상황이다. 경제적 감각보다는 정치적 감각으로 대책을 수립하려는 경향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의 경제·금융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위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위기는 전적으로 현 정부의 책임은 아니지만 현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차 후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경제·금융적 악화 상황에 대한 뚜렷한 대안 제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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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문제도, 적폐청산도, 경기침체도 모두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슬로건만으로, 주장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과거의 부족도 포용할 부분은 포용하면서 종합적이고, 시장 전문가의 시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개혁과 개선을 제도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무난하게 이끌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구호가 아닌 진정한 어젠다로 시장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의 기존 콘텐츠만을 수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미래의 콘텐츠를 담은 정책을 제시해 전문성을 보여줘야 한다.

요즘 들어 정부는 포용 성장을 자주 언급해오고 있다. 포용 성장은 단순히 일부의 소외를 포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글로벌 감각으로 세계의 벽을 뚫는 포용이 진정한 포용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금융 정책만 보더라도 과거보다 시장 개입과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 정책이 미래가 아닌 단기적 관점의 대책으로만 나오다 보니 금융 산업은 발전하기는커녕 후퇴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인식조차 없다는 점이다. 단기적 관점의 정책은 일부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인기 전략일지 모르지만 이런 정책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는 미래도 포용하는 정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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