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 고용 악화에 영향을 줬는지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라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관련기사 3·4면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 근로기준정책과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저임금 압박 때문에 고용 밖으로 밀려나간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통계청이 조사한 원래 자료를 받아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실직한 일용직들을 실제 면접조사하는 방법으로 그 원인을 제대로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최저임금 인상이 지금 같은 속도로 나갈 수 있는 것인지, 안 그러면 정말로 조정을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속도 조절을 직접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는 조사 결과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이 실직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난다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시각 교정은 최근 경제 실정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특히 자영업자·청년층·영세중소기업 등이 최저임금 과다인상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용부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한 서기관은 “남편은 가야 할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나 조금 더 잘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며 에둘러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이 올라간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주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받았고 그러면서 그중 상당수는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가 일자리안정자금을 지급받기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며 “올해 11월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비하면 46만명 정도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아무리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지원을 받기 힘든 사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오히려 최저임금 바깥에 머물러 있거나 또는 오히려 경영이 더 어려워져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라고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