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濠 물라벤 광산 판 광물공사]공기업 빚 줄인다며 알짜 줄처분...자원안보도 뚫리나

美 셰일가스 광구 이글포드 등

수익성 좋은 광산 반강제 매각

해외자원개발사업 구조조정에

"공기업 노하우 사장" 목소리도

“향후 25년간 사업이 가능하고 생산량은 연 420만톤까지 늘어날 것입니다. 인프라 역시 광물 전용 도로 및 컨베이어 벨트가 연결 돼있고 30년 이상 광산을 운영했던 업체와 파트너쉽도 맺고 있습니다”

이는 11일 증권업계에서 입수한 광물공사의 호주 스프링베일 유연탄 광산 매각 설명회 내용이다. 스프링베일 광산은 현재까지 221억원을 투자해 321억원을 회수한 광물공사의 ‘알짜’ 광산이다. 그럼에도 광물공사는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전체 매각’ 결정에 따라 입찰을 진행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호주의 앙구스플레이스 유연탄 광산도 303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277억원을 회수했지만 결국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압박에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광물공사가 입찰 진행 중인 꼬프레파나마 구리 광산 지분 10%는 평가액만 1조가 넘는다. 올해 초 미국 GMP증권은 꼬브레파나마 지분 100%의 가치를 90억달러, 한화로 10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는데 단순의 10으로 나눠도 1조 200억원이다.




한국석유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석유공사는 미국 셰일가스 광구 이글포드의 지분 매각에 나섰다. 텍사스주에 위치해 있는 이글포드 광구의 매장량은 5억 배럴로 추정된다. 석유공사는 2011년 미국 석유회사 아나다코(Anadarko)에서 지분 23.67%(1조7,400억원)를 인수했다. 매각 역시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가 보유한 이글포드 지분의 장부가격은 2017년 기준 1조4,572억원이다.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16년 1,48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장부가치가 하락했지만 유가회복과 셰일가스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정부 정책에 따라 장부가격보다 높게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는 미국 에너지 기업 산체스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글포드 1대 주주인 아나다코로의 지분을 23억달러(2조6,0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가 매각 결정을 내린 데에는 자원개발 공기업의 부채가 크기 때문이지만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보면 섣부른 매각과 자원개발공기업의 역할 축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면서도 해외자원개발에 부족해 에너지 안보 순위는 2016년 기준 101위를 기록했다. 해외자원개발협회 관계자는 “모든 광구가 그렇진 않지만 한국이 원할 시 생산 광물이나 원유 등을 한국이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계약서상에 있는 사업 등이 다수”라며 “이런 것까지 팔게 된다면 에너지 안보 순위는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광물공사의 꼬프레파나마 광구의 경우 광물공사가 광물의 10%를 먼저 사들여올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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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헐값 매각을 하지 않기 위해 매각 시점은 따로 산정해 두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부채비율 때문에 신규 사업에 제동이 걸린 공기업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광구 매각에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개발 업계 관계자는 “광물공사의 경우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라는 정부의 방침으로 인해 아까운 광구들마저 팔게 된 상황”이라며 “자원안보 차원에서라도 수익을 내는 광구는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막대한 구조조정으로 공기업의 노하우(know-how)와 인프라마저 사장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체계를 공기업에서 민간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지만 자원개발을 하고 있는 민간기업 내에서도 “글로벌 기업 전체가 달려드려서 하는 일을 한국의 경우 팀이나 부서 단위로 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 비율을 30%에서 50%로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고 내년 초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을 통해 침체된 국내 자원개발 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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