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은 오는 2020년 이후 발생할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미래 생산 기지다. 지난 10월 준공식을 치른 청주 M15 공장이 96단 4D 낸드플래시 생산으로 선도 업체 간의 기술 경쟁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이라면 M16은 이를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인 셈이다. M16이 완공되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라인은 2005년 가동을 시작한 경기 이천의 M10(D램)을 비롯해 청주 M11·M12·M15(낸드), 이천 M14(D램·낸드)와 중국 우시 C2(D램) 등 총 7개가 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의 경우 신중한 투자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전체 투자 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줄이고 연간 단위로 수립하던 투자계획은 분기 단위로 조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내년은 지난 2년가량 이어진 유례 없는 ‘슈퍼 호황’이 일부 조정되는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중장기적 메모리 시장에 대해선 확신을 갖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신임 사장은 11일 취임사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꾸준한 성장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당장의 추위에 대비하되 더욱 멀리 보고 준비하자”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천 M16 건설은 ‘2차 슈퍼 호황’을 대비한 전략적 판단이란 분석이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8K 화질의 등장으로 서버·모바일·자동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메모리 수요 폭증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AI·5G·8K 등의 기술은 아직 관련 시장이 성숙 되지 않은 상태다. 2020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규 디바이스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메모리 슈퍼 호황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을 추월하는 등 긍정적 요소도 많다”면서 “SK하이닉스가 M16의 생산 제품의 종류와 규모를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M16에서 기술 패권을 좌우할 미래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초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노광장비(EUV)로 10나노 초반 D램의 수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의 경우 SK하이닉스가 기존 3D 낸드보다 한 단계 진화한 96단 4D 낸드를 개발한 상태로 향후 128단 이상의 4D 낸드 생산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