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이주자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설치 예산을 처리할 것을 요청하며 “테러리스트들을 포함한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테러리스트가 있다. 아주 짧은 기간에 우린 10명의 테러리스트를 붙잡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은 매우 심각한 사람들”이라며 “우리 국경 요원들, 그들이 수행한 모든 법 집행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했다. 우리는 장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테러리스트들을 붙잡았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국가안보 분야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 당국이 국경을 넘으려던 테러 용의자 1명을 붙잡은 사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이날 회동은 지난 11·6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후 처음 성사된 것이다. 예산안 처리 시한(21일)을 앞두고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위기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 만남에서 양측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 문제를 놓고 공개 설전을 벌이는 등 취재진 앞에서도 날카롭게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펠로시 대표가 연방정부 셧다운이 발생한다면 이는 “트럼프 셧다운”이라며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보안 때문에 셧다운이 되는 것은 자랑스럽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펠로시 대표는 검지를 흔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원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리더 자격으로 내가 이 자리에 가져온 힘을 (마음대로) 특정짓지 마라”고 경고했다.
펠로시 대표의 날 선 공격은 회동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끝난 뒤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장벽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에겐 남성성(manhood)과 같은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