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수소차 50만대 시대 열려면 인프라 확충 서둘러야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전기차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야심 찬 전략을 내놓았다. 현대모비스는 11일 충북 충주에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2공장 기공식을 열고 그룹 차원의 수소전기차 공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설비확대에 7조6,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수소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선보인 현대차가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1위에 승부수를 던진 것은 모처럼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다.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굴하지 않고 선제적 투자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행보여서 주목된다. 수소차는 부품 국산화 비중이 99%에 달해 보급이 활성화될수록 국내 고용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국내 50만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연간 경제효과는 25조원, 취업유발효과는 22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추산이다. 위축된 지역 경제는 물론 자동차 산업 전반에 몰고 올 고용 훈풍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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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수소차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에 오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후발주자인 일본과 중국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차 대중화를 목표로 세웠고 중국은 2030년에 수소차 100만대 시대를 열겠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보조금과 수소충전소 지원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로또 수소차’라는 말이 나올 만큼 한정된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고 10곳 남짓한 수소충전소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프랑스처럼 도심에도 충전소를 허용하는 등 까다로운 설립규제를 완화하고 표준화 작업을 서두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수소차 같은 미래산업은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정했다면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이인삼각 체제를 구축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한국산 수소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퍼스트무버’로 힘차게 달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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