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로 예정됐던 카카오(035720)의 승차공유 서비스 ‘카풀’ 출시가 결국 내년으로 연기됐다. 택시 업계의 반발 속에 운전기사의 분신까지 이어지면서 첫발조차 내딛지 못하게 됐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님들은 물론 이용자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고민 끝에 카풀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의 정주환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과 만나 카풀 도입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이야기했으나 구체적인 출시시점을 밝히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로 해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부터 하루 2회 카풀이 가능한 시범 테스트를 한 뒤 17일 정식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카풀에 반대해 분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갈등이 커지자 시범운행 6일 만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새로운 출시시점과 관련해 “정식 서비스 시작 등 앞으로의 일정은 결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카풀 서비스는 정부·정치권과의 협의를 통해 택시 업계의 반발을 줄일 방안을 찾은 후에나 재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납금 부담 등 택시기사들을 위한 방안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지원책만으로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일단 민주당에선 택시 사납금을 폐지하는 내용의 ‘택시발전법’과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택시기사가 실제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해 월 25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전현희 민주당 택시·카풀 TF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분신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