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진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이 16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상 규명과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서부발전은 이날 사과문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김용균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성실히 임하겠으며, 조사결과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이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하고 확인해 사업장 전 영역을 철저히 개선하겠다”면서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을 존중하는 정부의 방침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부발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김용균(24)씨는 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2인 1조 근무 조항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 당시 김 씨는 홀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부발전은 “유가족분들과 동료분들이 받았을 깊은 고통과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참사를 계기로 모든 사업장이 가장 안전한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환골탈태의 자세로 매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서부발전은 사고가 발생한 지 5일 만에야 사과문을 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유가족에 먼저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문 발표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김병숙 사장이 유가족에 사과하러 빈소를 몇 번 찾아갔지만, 민주노총 등의 반대로 만나지 못했다는게 서부발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