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개점한 롯데마트 금천점을 찾았다. 곳곳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상품정보가 담긴 QR코드였다.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스캔하니 모바일 앱(App)이 실행되며 상품 상세정보가 떴고, 구매 버튼을 누르면 상품이 앱 내 장바구니에 담겼다. 적어도 이 점포에서는 쇼핑카트나 장바구니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물건을 일일이 들고 다니지 않고 가볍게 쇼핑할 수 있는 점포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온·오프라인 융합형 ‘옴니채널’을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스토어’를 금천점에서 처음 선보였다. QR코드·전자가격표 등 최신 IT 기술을 대거 적용해 쇼핑객의 손은 가볍게 하고 고객의 흥미를 끄는 3D 홀로그램 등 눈과 입의 즐거움은 최대한 끌어올렸다.
롯데마트는 QR코드를 이용한 쇼핑의 편리함을 매장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었다. 매대 곳곳에는 ‘스캔 쇼핑’이라는 제목을 단 QR코드 사용법 설명서를 볼 수 있었다. QR코드 사용법이 어렵다면 쌀 등 일부 상품은 QR코드가 인쇄된 종이카드를 계산대에 제시해 결제할 수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변에 20대와 60대 이상 인구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어르신들도 간단한 조작법만 익히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QR코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입한 상품은 3시간 안에 주소지로 배송되지만, 이르면 내년 1·4분기에는 30분까지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금천점 천정에 픽업용 레일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주문에 대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레일이 설치된 후에는 모바일 앱으로 주문이 접수되면 매대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집어서 레일에 실어 보낸 다음 하나로 포장해 배송지로 보내게 된다. 온라인몰 전용 배송센터에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각 매대에 달린 가격표는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전자가격표시기(ESL)였다. QR코드도 전자가격표로 표시된다. 물건이 다 팔리면 ‘품절’ 표시가 떴고, 할인 등 각종 프로모션 정보도 실시간으로 나왔다. 전자가격표에 나오는 정보도 다양하다. 와인 코너에서는 가격표에 점포 내 관리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결된 덕분이라는 게 롯데마트 측의 설명이었다. 전자책(e북)에 쓰이는 전자잉크로 표시돼 종이를 보는 듯 익숙했고 눈의 가하는 피로도 적었다.
고객의 오감으로 쇼핑의 즐거움을 전달하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매장 곳곳에 설치한 3D 홀로그램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정육코너에서 설치된 3D 홀로그램에서는 일반 육류 제품이 스테이크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비롯한 다양한 그림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코너를 지나갈 때마다 어른 할 것 없이 연신 신기하다는 듯 홀로그램을 쳐다보았다. 가공식품 등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자 이번에는 매대에 놓인 3D 홀로그램에서 각종 브랜드를 홍보하는 그림이 나타났다. 금천점 내 17곳에 설치된 3D 홀로그램은 총 25대. 롯데마트 측은 앞으로 이 중 일부를 광고판처럼 활용할 계획이다.
신선식품 ‘그로서란트’ 코너를 강화해 음식을 맛볼 수도 있었다. 고객이 일정한 금액을 더 내면 안심·등심 등 육류로는 스테이크를 만들어주고, 랍스터 등 해산물은 찜 등 여러 요리로 판매한다. 2,000원 안팎의 금액만 더 지불하면 됐다. 과일코너 옆에서는 매장 내 설치된 착즙기가 연신 돌아가고 있었다. 착즙주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었다. 자몽·코코넛·석류·용과 등 주스로 마시고 싶은 과일을 골라 과일 값에서 500원만 더 내면 반 컵 분량의 주스를 마실 수 있었다. 그로서란트 매장 외에도 신선식품 매장의 크기가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식품 매장을 키우는 최근 대형마트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른다.
무인화 트렌드에도 발을 맞추고 있었다. 면도기 코너로 가니 P&G와 롯데마트가 합작해 만든 무인 추천 매대가 있었다. 화면에서 안내에 따라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최적의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현재는 면도기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적용 제품을 늘려갈 예정이다. 무인계산대도 일반 매장보다 많은 12대를 배치했고, 영업시간이 끝나고 나면 인공지능 청소 로봇이 자동으로 매장을 돌아다니며 청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