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휘는 배터리' 상용화 스타트업...뒤엔 신보 있었다

자금난 '리베스트'에 10억 지원

기업보증제도 '퍼스트펭귄' 주효

김주성(가운데) 리베스트 대표가 대전테크노파크에서 개최한 실리콘밸리 진출기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해 배터리 분야 협력업체 대표에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용보증기금김주성(가운데) 리베스트 대표가 대전테크노파크에서 개최한 실리콘밸리 진출기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해 배터리 분야 협력업체 대표에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용보증기금



김주성 리베스트 대표는 KAIST 석박사 과정 내내 배터리 분야만 연구해 ‘배터리 덕후’로 불렸다. 배터리 관련 논문과 특허출원만도 수개에 달할 정도였고 각종 경진대회에서는 상을 휩쓸었다. 실제 KAIST 사업기획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에 KAIST 창의도전상, 한국공학한림원의 차세대 공학리더상 등이 그가 받은 상의 일부다.


전도유망할 것 같은 김 대표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은 창업을 위해 막 회사를 설립할 무렵이다. 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조달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때 신용보증기금이 찾아왔다. 신보는 리베스트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었지만 김 대표의 열정과 보유 기술력을 보고 ‘퍼스트펭귄’ 기업보증제도를 가동했다. 퍼스트펭귄제도는 창업 5년 이내 기업 중 뛰어난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한 기업을 선정해 3년간 사전 여신 한도를 부여, 보증을 지원하는 신보의 대표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이 덕분에 리베스트는 선정 직후 3년간 10억원을 확보해 자금난을 벗어나 기술개발과 상업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결과 리베스트는 애플워치 무선 충전 시곗줄인 ‘리베스트 밴드’ 개발에 성공, 최근 시제품까지 공개했다. 리베스트 밴드는 배터리인데 구부러지는 플렉시블 기술을 적용했다.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은 글로벌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져왔지만 스타트업인 리베스트가 독자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도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기술 기반 기업일수록 창업 초기 매출이 거의 없는 것이 흔한 일인데 기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신보의 지원 덕분에 제품 개발을 무사히 마쳤고 앞으로는 본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리베스트가 확보한 플렉시블 배터리 기술은 지난 2014년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LG화학, 제낙스, 일본 파나소닉, 대만 프롤로지움 등 정도만 개발을 공식화한 정도다. 특히 삼성전자가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면서 플렉시블 배터리 시장규모도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본체가 아니라 밴드 부분에 배터리를 탑재하면 기기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무선 헤드폰이나 넥밴드 등에 플렉시블 배터리를 적용하면 보다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어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베스트는 충·방전 시험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5,000회 이상 반복 굽힘 테스트에서 내구성을 확인하고 연간 2,000개 생산이 가능한 파일럿 라인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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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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