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암호화폐 투자 동향을 감찰하라는 지시가 특별감찰반 내에서 이뤄졌다는 의혹과 관련,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관련 핵심업무를 담당하는 모 관계자가 18일 “민간인 암호화폐 투자 동향은 알 필요도 없는 정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암호화폐 정보수집 업무에도 관여한 당사자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나친 투기 과열로 인한 피해 대책 수립을 위해 기초자료를 수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암호화폐 동향이나 피해자 현황 등을 알아야 한다”며 “내용이 방대해 보고서를 쓸 때 행정관들과 특감반 직원 등 민정수석실 전체가 협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요 인물이 암호화폐·블록체인 관련 협회에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니 그 부분을 들여다보라는 취지의 지시는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여권 인물이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협회와 관련이 있다는 기사가 있었고, 거품이 꺼지면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며,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암호화폐 협회 및 관련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 특감반에서 근무하던 중 비위 연루 의혹을 받고 검찰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은 ‘지난해 말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참여정부 인사들 및 가족들의 암호화폐 투자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모 언론 제보를 통해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수사관은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 고진씨, 변양균 전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 참여정부 공직자나 그 가족의 투자 동향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사찰’ 논란에 대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특정 단체나 인물에 대해 이뤄지는 것이 사찰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일절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은행장 관련 첩보 역시 김 수사관이 권한 밖의 정보를 가져와 폐기처리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문우 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