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CBS가 성추문 의혹으로 논란이 된 레슬리 문베스 전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하고 1억2,000만달러의 퇴직금 지급도 거부하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CBS 이사회는 성명에서 “고의적이고 중요한 불법 행위를 포함해 관계를 끝내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고용 계약을 위반하고 사규를 어겼으며 조사에 고의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CBS의 이번 결정은 문베스의 행위와 CBS의 조직 문화 등을 대상으로 한 로펌 2곳의 조사 결과에 대한 이사회의 검토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고 전했다.
문베스는 CBS 재직 시절을 전후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성희롱 또는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1995년부터 CBS에 몸담은 문베스는 2006년 CE0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이끌어왔고 방송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문베스에 대한 조사 내용을 담은 기초 보고서에 따르면 문베스가 증거를 인멸하고 CBS 내 직위를 약속하며 고발자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문베스가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들을 승진시켰다는 내용도 있다.
CBS는 문베스의 성추행 의혹에 제기되자 문베스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미투 운동과 성별 임금 격차 해소 관련 단체에 2,000만 달러(약 225억 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CBS는 지난주 문베스의 퇴직금에서 나온 2.000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 수령자 18명을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