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조끼’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진 프랑스에서 이번에는 경찰들이 ‘푸른 경광등’을 들고 파업을 결의하고 나섰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의 2개 경찰노조가 이날 노조원들에게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태업을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UNSA노조는 이달 18일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기로 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또 다른 노조인 얼라이언스도 19일 긴급출동 전화 외에는 응답하지 말고 근무지 내부에만 머물 것을 요청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경찰들의 거리시위 동참을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분노한 경찰들’이라는 단체가 20일 저녁9시30분께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클레망소 광장에서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공지문을 띄우고 동료 경찰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 글에는 경찰의 상징인 ‘푸른 경광등’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었고 ‘올해 프랑스 경찰관 35명 자살, 근무 중 순직 5명’이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20일 ‘푸른 경광등’ 시위 예고 왜?
마크롱 취임후 경찰 처우 더 열악
의회 예산 삭감 표결 앞두고 압박
치안을 담당해야 할 경찰이 태업과 파업을 계획하게 된 데는 마크롱 정권 들어 열악해진 경찰에 대한 처우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이 공무원 임금 동결, 공무원 사회보장세 인상, 임기 내 공무원 총 12만명 감축 등의 정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까지 깎이면 급여를 포함한 근로조건이 더 후퇴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의회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6,200만유로의 예산을 삭감할지를 놓고 표결을 벌인다. 프랑스 경찰은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경찰 근로조건 개선에 투입될 재정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얼라이언스 노조는 마크롱 정부가 경찰 처우개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최근 노란 조끼 시위, 스트라스부르 총격 테러 등 사회 불안이 고조되면서 경찰의 연장근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만을 부추겼다. 프랑스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보상받지 못한 경찰의 초과근로 시간은 지난해 말 기준 2,180만시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