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인터뷰 "한민족 성장 DNA 되찾아야…한반도를 생산·물류 거점으로"

['한민족의 기원' 본지 연재]

남북경협 활성화 땐 지정학적 우위 확보

러·중 접경지역에 물류 도시 개발 꾀할 만

진취적 기마민족 기질로 경제 위기 뚫어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중국 훈춘에서 북중 국경선을 따라 동남쪽으로 60㎞ 가면 북한·중국·러시아 3국이 국경을 대고 만나는 두만강 하구 팡촨 망해각(望海閣)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선양에서 훈춘까지 동서횡단 1,800㎞의 한국 고대사 탐방을 마감하며 자욱한 안개처럼 불투명한 한반도가 먹구름을 걷어내고 ‘한반도의 기적’으로 탈바꿈할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듯하다. /사진제공=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중국 훈춘에서 북중 국경선을 따라 동남쪽으로 60㎞ 가면 북한·중국·러시아 3국이 국경을 대고 만나는 두만강 하구 팡촨 망해각(望海閣)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선양에서 훈춘까지 동서횡단 1,800㎞의 한국 고대사 탐방을 마감하며 자욱한 안개처럼 불투명한 한반도가 먹구름을 걷어내고 ‘한반도의 기적’으로 탈바꿈할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듯하다. /사진제공=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세계의 부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늪에 빠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진취적인 한민족 DNA처럼 성장 DNA를 회복시키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을 이끌어 한반도를 생산·자원·물류의 중심지로 개발해나가야 합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에 19일자부터 시작되는 ‘김석동이 풀어내는 한민족의 기원’의 연재를 앞두고 18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929년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 대공황의 근본 원인은 과잉설비와 수요부족이었지만 2008년 이후 진행돼온 세계 경제위기는 1970년대 중반 이후의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따른 과다부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초대형 유동성 정책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빚이 해소되지 않아 여전히 화약고로 자리하고 있으며 본격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이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 세계 경제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분쟁은 국내총생산(GDP) 19조달러의 미국과 11조달러의 중국이라는 거대국가 간의 대립이라 세계 경제에 앞으로 오랫동안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압축성장으로 요약되는 우리 경제 여건에도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동력 상실, 가계부채,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으로 대비되는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 문제 등을 꼽았다. 이를 방치하면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며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주체들이 함께 유지하고 지키려는 가치를 공유해야 하고 이것이 결여되면 나라도 경제도 미래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를 돌파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한국인의 성장 DNA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성장 DNA 회복을 위해 기업과 개인의 창의와 열정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도록 개방경제와 자유시장 경쟁체제를 확고히 자리 잡게 해야 합니다. 또 이를 위해 공정경쟁을 통해 얻는 성과와 과실을 존중하는 문화,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가 적극적으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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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하나의 방법론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을 단초로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국제협력을 이끌어 한반도를 생산기지와 자원시장의 중심지이자 물류기지로 개발하는 새로운 성장모델을 창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은 경제 대국으로 세계적인 투자 주체이자 한반도에서 응분의 역할을 하고자 하고 있고, 러시아는 극동 경제개발에 관심이 많으며, 중국은 이 지역을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경제개발이 당면 최대 과제로 지정학적으로 좋은 위치와 함께 2,500만이라는 풍부한 인력과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개발 경험을 갖고 있어 동북아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철로를 통해서는 유라시아대륙으로 연결이 가능하고 머지않아 북극항로가 열리면 유럽으로 향하는 길이 절반 가까이 단축되는 북극항로의 시발이라는 요충지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토대로 두만강 변에 중국과 러시아·북한이 땅을 내놓고 거대한 새로운 물류도시를 개발해 성장거점을 만들 것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그러면 설계와 건설은 가장 전문적인 한국이 할 수 있으며 일본과 미국은 자본으로 참여할 수 있고 러시아와 중국도 극동개발과 태평양 연결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 경협은 우리가 희생하며 북한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남북이 자기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는 ‘한반도의 기적’ ‘한민족의 기적’을 만들어나가는 진정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획연재와 관련해 “한민족의 DNA가 어디에서 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에너지를 갖고 있는지 찾고 싶었다”며 “한민족 기원을 찾기 위해 10년간 50차례, 5만㎞에 달하는 긴 여정이었고 굉장히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자비를 들여 다녀왔다”고 말했다. 우리 민족과의 연결관계를 찾아 연해주·만주·발해만 일대를 주로 다녔고 실크로드가 지나가는 북중국·몽골·중앙아시아·남시베리아·동유럽·아나톨리아반도까지 찾아 북방민족의 흔적들을 추적했다고 한다. 그는 이를 통해 스키타이, 흉노, 선비족, 발해, 몽골(원나라), 요나라의 거란, 청나라의 여진의 뿌리가 고조선에 있고 2,500여년의 세계사를 쓴 이 북방기마민족의 DNA가 한반도의 오늘로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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