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처우개선과 신분보장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한 달도 안 돼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부산대 시간강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는 18일 오후 대학본부 앞에서 파업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대분회는 파업 선언문에서 “강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려고 만든 강사법이 오히려 시간강사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며 “대학이 강사 대량해고와 강좌 축소로 시간강사를 삶의 터전에서 내쫓으려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분회는 “대학본부는 8차례 단체협상, 3차례 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이런 계획을 철회하지 않았고 사이버강좌·대형강좌 최소화, 졸업학점 축소 반대, 폐강기준 완화 등을 단체협약서에 명문화해달라는 요구도 거부했다”고 파업 돌입 이유를 밝혔다.
시간강사들은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무기한 천막 농성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부산대분회 관계자는 “시간강사들은 그동안 저임금을 감내하면서 자존심 하나로 버텨왔다”며 “하지만 대학은 국고지원을 제외한 부산대 예산 1%밖에 차지하지 않는 강사 예산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룡 한국 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정책위원장은 “고현철 교수가 죽음으로써 지킨 직선제로 뽑힌 부산대 총장이 밀실 행정으로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한다”며 “강사규정을 논의할 협의체를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시간강사들은 학기 말이라 수업을 거부할 수는 없으나 성적 처리와 입력 등 행정 절차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대 대학본부 측은 “강사규정은 학교 규칙에 불과해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며 “시간강사 해고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고 교과개편은 학생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대분회는 지난 4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14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92.46%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현재 부산대 외에도 영남대, 경상대, 전남대, 경북대 시간강사들이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대학 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어 추가 파업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