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항공모함 개발 주역이 뇌물수수와 더불어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형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중국선박중공(CSIC)의 쑨보(57) 전 부회장을 엄중한 규율 위반 혐의로 지난 6월부터 조사해왔다. 중국에서 엄중한 기율 위반행위는 주로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를 말한다. 쑨 전 부회장은 중국선박중공에서 선박 설계와 제조 관련 업무를 해왔으며 2009년 다롄조선소 사장을 맡았다. 2015년에는 후원밍 회장에 이어 중국선박중공의 2인자 자리에 올랐다. 중국의 양대 조선사 중 하나인 중국선박중공은 항모, 핵잠수함 등 중국 해군의 핵심 함정 건조를 맡고 있다.
중앙기율검사위는 최근 쑨 전 부회장이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그가 엄중한 규율 위반과 함께 “국가이익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 국익 손실이 스파이 혐의를 의미하며 이로 인해 그가 사형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그는 사형 선고를 받거나 선고 후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가 외국 기관에 넘긴 정보의 중대성에 따라 형량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쑨 전 부회장이 중국 항모 개발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가 유출한 정보가 중대 기밀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와 개조한 첫 항모 랴오닝(遼寧)함을 2012년 취역시킨 데 이어, 독자 항모 건조에 나서 지난 5월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 함의 시험 운항을 했다. 쑨 전 부회장은 이들 항모 건조를 10년 넘게 책임져 왔으며, 그가 유출한 정보는 랴오닝함 건조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앙기율검사위는 중국선박중공 경영진에 “정치의식을 강화하고, 강군 건설의 핵심 무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 철저한 보안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중국선박중공의 경영진이 뇌물 수수 등으로 기소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도 이 회사의 기율 담당 임원인 류창훙이 엄중한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해 9월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