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희망을 찾은 다둥이 엄마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GM 공장폐쇄로 군산 지역의 경기침체가 날로 심각해지던 지난달 중순 찾아가는 서민금융 상담차 군산 지역을 방문하게 됐다. 군산시와 군산공설시장의 협조로 군산시 소재 신영, 군산공설, 역전시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30대 중반의 한 여성이 긴장이 역력한 모습으로 상담을 받고자 내방했기에 최대한 긴장을 풀어드리고자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11세·9세·7세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다둥이 엄마는 임신과 출산 이후 세 자녀를 키우느라 생계를 위한 근로 활동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혼 전에는 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건실한 회사에서 인정받는 여직원으로 5년 동안 근무하면서 멋진 커리어우먼을 꿈꿨던 그녀다. 그러나 결혼과 연이은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상황들은 안타깝게도 ‘82년생 김지영’과 많이 닮아 있었다.


다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배우자는 일용직으로 근로하던 중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2년 전 군산시장 내 조그마한 건어물가게를 차렸지만 갈수록 나빠지는 군산 경기 탓에 부족한 생활자금으로 사용한 빚이 어느새 2,000만원에 이르렀다. 가족 생계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자영업을 하는 남편의 신용은 어렵게 지켜가고 있었지만 도저히 본인의 신용을 지켜나갈 형편은 아니었다. 그는 “엄마로서 지켜줘야 할 의무감과 모성애로 하루하루 버텨가고 있다”면서 “지속되는 독촉과 막막한 현실의 고통에서 그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가도 똘망똘망한 세 아이의 눈망울을 보면 차마…”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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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목소리와 금세 눈물이 왈칵 쏟아질 듯한 눈동자에서 그동안 힘들게 버텨 왔을 고통의 무게가 안타까웠다. 채무조정 신청을 하면 다음날부터 채권추심은 중단되며 이자 전액 감면 후 장기간 원금을 부담 없이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긴급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소액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힘을 내시고 잘 되실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과중 채무자들이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신복위의 채무조정 및 법원의 개인회생·파산신청까지 채무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다둥이네와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주변 경기 상황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고 과중 채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빚으로 어려워하시는 많은 자영업자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경제적 재기를 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서민금융통합센터의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찾아오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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