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EPA = 연합뉴스북한은 20일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낡은 길에서 장벽에 부딪히기보다 새길 찾는 것이 나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현 개인 명의 논평에서 현재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원인을 살피며 “우리는 제재 따위가 무섭거나 아파서가 아니라 그것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에 문제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가 (선제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한 것은 미국이 결심하기 곤란하고 실행하기 힘겨운 것도 아니다”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종식과 부당한 제재해제 등 사실상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북미정상 공동성명에 담긴 ‘조선반도 비핵화’를 미국이 ‘북한 비핵화’로만 보는 것은 “그릇된 인식”이라며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의 의미는 “북과 남의 영역 안에서뿐 아니라 조선반도를 겨냥하고 있는 주변으로부터의 모든 핵 위협 요인을 제거한다는 것”이라며 “(북미 양국이) 다 같이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 같은 발언은 대북제재 해제나 종전선언 등 자신들의 요구를 미국에 관철하기 위한 압박으로 보인다.
논평은 또 “미국은 제 할 바는 하나도 하지 않고 버티고 앉아 우리를 향해 더 많은 조처를 하라고 요구”하지만 “미국의 핵선제 타격 대상의 첫 번째 순위에 올라있는 우리가 그 어떤 안전담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비핵화가 아니라 무방비상태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강권과 압박 속에서의 비핵화, 일방적인 ‘북비핵화’라는 망상을 버리면 길이 보이게 돼 있다”며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에게 ‘최대의 압박’을 고집하다가는 재앙적 결과와 맞다 들리게 된다는 것을 통절히 깨달을 때라야 비로소 길이 나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